미국서 개 호흡기 질환 급증…수의계, 원인 파악 나서
미국에서 개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면서 미 수의사들과 과학자들이 발병 원인 파악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반려견들 사이에서 기침, 재채기, 충혈 등의 증세를 보이는 신종 호흡기 질환이 퍼지고 있다.
콜로라도주립대 수의학 대학 반려동물연구센터 소장 마이클 래핀(Michael Lappin) 박사는 “콜로라도주에서는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개 폐렴 환자 수가 2022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힌 가운데, 반려동물 보험회사 트루파니온(Trupanion) 역시 데이터에 따르면 다수의 주에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는 개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펜실베니아 대학 수의대 병원의 응급의학 및 중환자 부문장인 데보라 실버스타인(Deborah Silverstein) 박사는 “지난 가을과 겨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3중 전염병과 유사하게 개 인플루엔자, 보르데텔라(케넬 기침) 및 마이코플라스마 등 여러 병원체에 동시에 감염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개들이 심각한 병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 증가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팬데믹 시대의 제한으로 인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개들이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의 백신 접종률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 주인의 거의 절반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위한 백신 접종에 주저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도 제기됐다.
뉴햄프셔 대학의 과학자들은 뉴잉글랜드 주들에서 발생한 소수의 사례들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더 넓은 지역에서 더 다양한 개들의 표본을 통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리건주립대, 콜로라도주립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다른 센터의 연구원들도 발병 원인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NBC는 보도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아픈 개를 동물병원이나 전문 센터에 데려갈 여유가 없거나 심지어 진단 검사 비용을 지불할 여유가 없다는 것도 지목된다. 트루파니온의 최고 동물용품 책임자는 스티브 와인라우치(Steve Weinrauch)는 “심각한 상태의 개들의 치료 비용은 1만5000달러에서 2만 달러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프렌치 불도그와 퍼그 등 얼굴과 코가 납작한 단두종이나 노령견, 기저 폐질환이 있는 개는 호흡기 감염으로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뉴스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