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유기동물 감당 못하는 자자체…동물단체 나서 전원 구조

2024-03-18     신은영 기자
‘루시의 친구들’은 지난 17일 충남 홍성군 위탁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중인 동물 105마리를 전원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진=루시의 친구들]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들의 연대모임 ‘루시의 친구들’은 지난 17일 충남 홍성군 위탁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중인 동물 105마리를 전원 구조했다고 18일 밝혔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동물보호단체들이 지자체 운영 보호소의 동물 전원을 구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시의 친구들에 따르면, 홍성 시보호소는 입소된 유기동물의 안락사를 피하고자 보호소 소장과 봉사자들이 애써온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마리당 보호 비용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유기동물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그만큼 동물이 입양 가지 못하면서 가건물들을 추가로 세웠지만 환경을 개선할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또한 홍성 시보호소에는 최근 인근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들 10여 마리도 입소된 상태였다.

루시의 친구들은 홍성 시보호소의 시급한 상황을 듣고 보호동물 전원 구조를 결정했다. 보호소 측은 이번 기회에 대대적으로 환경을 개선·정비해 이후 입소되는 동물들을 최선을 다해 보호하고 입양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루시의 친구들은 각 단체가 구조한 동물들의 건강을 면밀히 검진하고 질병이 있다면 치료를 진행해 가정으로 입양 보낼 계획이다. 이날 구조애는 KK9레스큐, 코리안독스, 위액트, 도로시지켜줄개, T.B.T레스큐, CRK, 유행사, 유엄빠, 애니밴드, 라이프, 동물권행동 카라, 안젤라 등 12개 단체가 참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들의 연대모임 ‘루시의 친구들’은 지난 17일 충남 홍성군 위탁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중인 동물 105마리를 전원 구조했다고 18일 밝혔다.

2017년 이후로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대부분의 시보호소들이 지니는 고질적인 인적, 시설 등 보호환경 문제가 대폭 개선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보호소에서 질병 등으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가 불가피한 현실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22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2022년 자연사 및 안락사되는 동물은 전체에서 40% 이상을 차지한다. 자연사는 보호 역량 부족으로 인한 폐사이며 건강한 동물들도 입양을 가지 못하면 ‘안락사’란 명목으로 살처분된다.

구조 전 동물보호소 모습. [사진=루시의 친구들]

루시의 친구들은 정체된 유기동물 입양 문화의 원인으로 여전히 펫숍을 통한 특정 품종의 아기동물을 사고 파는 현실을 지적해 왔다.

루시의 친구들은 “펫숍에 아기동물이 진열되기까지 번식장의 심각한 동물학대 문제가 수면 아래에 존재해 왔다”며 “특히 반려동물 생산판매의 핵심 연결고리인 ‘경매장’으로 인해 고가에 팔릴만한 새끼 동물을 생산하기 위해 모견들의 과도한 출산이 반복되고, 불어나는 개체수를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불법 의료, 방치・학대로 몰고가는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한편 보호소 동물들은 입양 기회가 박탈된다”며 “실제로 17일 구조 당일 홍성 시보호소에는 4개월령 미만 아기 동물과 1년 이하 어린 동물이 약 60마리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호소 아기동물이 입양을 못가는 한편, 번식장에서 강제 출산으로 새끼를 낳게 해 판매하는 산업은 정당성이 없다”며 “아기동물 입양은 펫숍이 아니더라도 시보호소를 통해 충분히 입양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사회가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문화로 시급히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 전 동물보호소 모습. [사진=루시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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