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단순한 해독기관 그 이상의 역할… 암을 제외하고 질병 발생 적어


글 / 김진만

서울대 농화학과 대학원 졸업

제약회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이뮨리아드 대표

우리동물문화연구소 부소장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 중 하나로, 단순한 해독기관이 아닙니다. 간은 해독, 대사, 담즙 생성 등 수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그것이 간에 있는 간세포의 주요 기능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사실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대체로는 암을 제외하고는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습니다. 우리가 아는 간경변 등은 이 간세포의 문제가 아닙니다. 참고로 간이라는 장기 전체를  보면 간세포는 일종의 일꾼이며, 다른 혈관을 비롯하여 면역세포 등의 다양한 세포가 조금씩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면역세포들입니다.  

장에서 소화흡수를 통해서 들어오는 많은 물질들 중에는 당연히 위험한 물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어떤 의미로 간세포가 분해 가능한 물질은 간에서 분해를 하는데 만약 간세포가 잘 분해하지 못한다면 사람이나 반려동물은 그 음식을 꺼리는 경우가 많고, 간에서 억지로라도 태워서 분해하는 과정에서 간세포가 손상을 입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간에서 분해하기 어려운 물질은 사람이나 반려동물들은 대개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의 간 면역은 더욱 중요

문제는 간에는 간세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간이 중요한 면역기관이 아니지만, 소화된 음식이 가장 먼저 간으로 이동한다는 특징 때문에 간에 있는 면역세포인 ‘쿠퍼세포(Kupffer cell)라 불리는 대식세포가 풍부하게 존재합니다. 이 세포들은 혈류를 따라 유입되는 세균, 바이러스, 죽은 세포의 찌꺼기 등을 제거하는 ‘청소부’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탐식작용은 선천면역의 핵심입니다.

특히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병원체에 노출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간의 면역기능이 더욱 중요합니다. 산책 중 흙이나 다른 동물의 분비물에 접촉하거나, 위생이 완벽하지 않은 간식을 먹는 과정에서 다양한 병원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때 간이 건강하면 면역세포가 빠르게 반응하여 병원균을 제거하고 염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간 기능이 저하되면 면역 반응이 무너지고 질병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간경변, 만성염증과 면역력 저하의 악순환

사람의 경우 알코올성 간경변이나, 비알코올성 간경변이나, 원인은 동일한데 과거 수십년동안 그 원인을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알코올성 간병변이 술을 마시고 그 술 때문에 발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술은 간세포를 파괴할 수는 있지만, 간세포는 거의 염증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간경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간경변은 반복적인 간 손상과 염증으로 인해 간세포가 점차 섬유조직으로 대체되며 간 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입니다. 반려동물에게는 드물지만, 사람에게는 특히 알코올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알코올성 간경변의 병태생리를 과학적으로 밝힌 대표적인 인물로는 미국의 간질환 연구자 챨스 리버(Charles Lieber) 박사가 있습니다.

리버 박사는 1960년대부터 수십 년간 알코올 대사와 간손상 간의 연관성을 집중 연구했습니다. 그는 간에서 알코올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미세소체 에탄올 산화계(MEOS: Microsomal Ethanol Oxidizing System)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가 과잉 생성되어 간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간세포 내 지질이 산화되고, 세포막이 손상되며, 결국 섬유화로 이어진다는 이 모델은 이후 ‘활성산소설(Free Radical Theory)’로 정립되었습니다.

이 이론은 이후 만성염증과 다양한 만성질환의 연결 고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확장되었고, 간질환을 넘어 심혈관질환, 암, 노화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리버 박사의 연구는 대부분 동물실험에 기반한 것이었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일관된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간의 섬유화로 간경변 발생

장내 환경이 악화되거나 장점막의 투과성이 증가하게 되면, 장내 세균의 외막 성분인 내독소(LPS, lipopolysaccharide)가 혈류를 따라 간으로 유입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고지방 식, 알코올 섭취, 비만, 장내 미생물총의 불균형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합니다.

간에 도달한 LPS는 가장 먼저 간 내 대식세포인 쿠퍼세포(Kupffer cell)를 자극합니다. 쿠퍼세포 표면에는 LPS를 인식하는 TLR4(Toll-like receptor 4) 수용체가 존재하며, 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핵심 전사인자인 NF-κB가 활성화됩니다. NF-κB가 활성화되면 쿠퍼세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 TNF-α, IL-1α 등을 분비하게 됩니다.

이러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간세포(hepatocyte)에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동시에 간 내에 존재하는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도 자극합니다. 간성상세포는 원래 비활성 상태에서는 비타민 A를 저장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염증 자극을 받게 되면 활성화되어 섬유모세포와 유사한 성질을 갖는 세포로 전환됩니다.

활성화된 간성상세포는 NF-κB 신호를 통해 생존과 증식을 유도하고, 동시에 콜라겐과 같은 세포외기질(ECM, extracellular matrix) 단백질을 과다하게 분비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간 조직 내에 섬유성 조직이 점점 축적되며, 간의 구조와 기능이 변형되는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간경변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비알코올성 간질환을 본격적으로 하나의 질병 범주로 정의한 것은 1980년 미국 병리학자 Jurgen Ludwig 박사팀이 발표한 논문입니다. 이들은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 간생검을 통해 분석한 alcohol-negative 환자들 중 일부가, 병리적으로 알코올성 간염(alcoholic hepatitis)과 유사한 소견—즉 지방침착, 염증, 간세포 풍선변성(ballooning degeneration), 섬유화—을 보인다는 점을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라고 처음 명명하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러한 환자가 술을 몰래 마신 것이 아니냐하는 의심까지 있었습니다. 

노령견의 간기능 저하가 문제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단순한 지방 침착이 아니라, 비만, 제2형 당뇨, 인슐린 저항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로 인해 NAFLD는 단순한 간질환이 아니라 대사증후군의 간 표현형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이 두가지 질병이 모두 장에서 들어온 LPS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첨부된 <그림>에서도 이러한 것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간이 손상되면 피로감, 식욕부진, 구토, 복수 등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염에 더 취약해지고, 염증이 조절되지 않아 간경변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간세포의 손상은 염증을 유발하고, 염증은 다시 간세포를 손상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노령의 반려동물은 탐식작용이 감소하는 면역노화를 겪기 때문에, 젊은 개나 고양이보다 간경변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치유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노령견에서 간기능 저하가 빠르게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예기치 않은 감염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는 면역력을 개선하는 방법이나, 염증을 줄여주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보이며, 이러한 관리가 우선이고, 시중에 판매되는 많은 영양제는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이라서 처음에는 효과가 있지만, 나중에는 효과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병의 진행을  막기에는 부족합니다.   

간경변 예방에 면역력 관리 필수

간경변은 단순한 간 질환이 아니라 면역력 저하와 만성 염증이 반복되는 복합 질환입니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의 기능뿐 아니라, 면역 시스템 전체를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탐식작용을 중심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 유발물질을 제거함으로써 간경변의 진행을 막고 반려동물이 활력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반려동물에게도 ‘면역력 관리’가 필수입니다. STR의 면역소재는 간경변과 같은 만성 질환에 대한 예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건강 수명의 연장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필자 제공]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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