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 드림펫푸드 대표
시장은 초창기·성장 가능성 무궁
비건사료, 사람의 보리밥과 같아
반려인과 소통 강화·대중화 필요

드림펫푸드 정엽 대표. @펫헬스
드림펫푸드 정엽 대표. @펫헬스

최근 들어 완전한 식물성 원료로만 만들어진 반려동물 사료인 ‘비건 사료’가 많은 반려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개된 지 얼마 안 된 탓에 시장이 크지 않지만 북미, 유럽 등 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에선 이미 기능성 펫푸드로 확고히 자리 잡은 상태다.

드림펫푸드의 정엽 대표는 한국에서도 해외 선진국과 같이 비건 펫푸드가 뿌리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브이 플래닛(V-planet)이란 미국산 비건 펫푸드를 수입해 국내 펫푸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시 드림펫푸드 사무실에서 정엽 대표를 만났다. 정 대표는 “작년부터 비건 사료를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비건 사료는 반려견은 물론 지구 환경과 온난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사료이기 때문에 아직은 규모가 작아도 앞으로 충분히 성장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대표는 펫산업이 갓 기지개를 켜던 지난 1994년부터 지금까지 반려동물 사료와 간식 등을 수출입한 펫산업계 1세대다. 현재 서울대학교 동물보건최고경영자과정에서 공부하며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 ‘비건 사료’란 무엇인가요?

‘비건’은 채소·과일·해초 따위의 순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는 가장 엄격한 수준의 채식을 뜻합니다. ‘비건 사료’란 말 그대로 식물성 원료만을 이용해 만든 사료를 뜻하죠.

제가 알기로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비건 사료는 저희가 수입하는 제품을 포함해 3~4종이 있습니다. 또한 국내 펫푸드 제조업체에서도 꾸준히 비건 사료를 국산화 해 시장을 개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미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비건 사료는 최고급 기능성 사료로 인정 받고 있어요. 특히 동물성 단백질 알러지에도 효과가 좋은 환경 친화적인 사료로 유명해지다보니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 해외에서 비건 사료에 대한 인기가 높은 원인은 무엇인가요?

북미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비건 사료는 최고급 기능성 사료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 알러지에도 효과가 좋은 환경 친화적인 사료로 유명해지다보니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수의 반려동물이 의외로 동물성 원료에 대해 각종 알러지 반응을 보입니다. 반려동물 영양 전문가들은 알러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건 사료를 개발어요.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면서 동물성 원료를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발상이죠.

식물성 원료로만 영양 균형을 맞춘 비건 사료가 피부 트러블, 눈물 자국, 비만 등의 증상 완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3가지 모두 반려동물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고민거리죠.

비건 사료는 마치 사람에게 있어서 보리밥과 같다고 생각해요. 사람도 고기나 패스트푸드만 먹다가 보리밥과 같은 채식을 먹으면 속이 시원해지지요. 반려동물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비건 사료는 일부 영양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실제 지금도 반려견이 채식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영양은 부족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는 반려인들의 질문이 많이 옵니다.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야생에서 살아온 육식동물인 늑대의 경우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가 두 종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반려견의 경우 약 7000년 전부터 사람 곁에 살면서 사람이 남긴 음식인 수수와 밀을 먹기 시작했어요.

이 때문에 개는 그들의 조상인 늑대와는 달리 탄수화물 소화 유전자를 최대 30 종류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는 이미 사람과 동일한 잡식성 동물로 진화한 것이죠. 이 때문에 개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동물성 성분을 섭취하지 않아도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드림펫푸드 회사 전경. @펫헬스
드림펫푸드 회사 전경. @펫헬스

-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비건 사료의 시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아직도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비건 사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은 편이 아닙니다. 전체 펫푸드 매출액의 0.3%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약 3%의 점유율을 차지한 곤충 사료의 10분의 1 수준이죠.

하지만 저는 국내시장에서 비건 사료 제품의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점유율이 낮지만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국내에서도 이미 사람을 위한 요식업 시장을 중심으로 비건 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 경향이 펫푸드 시장에까지 옮겨온다면 비건 사료 시장은 충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반려동물 산업에는 언제부터 몸담으셨는지요?

27년 전에 무역회사를 차리고 난 이후입니다. 이전에는 다른 무역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그 회사가 사라지는 바람에 저만의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이때 최초의 아이템이 반려동물 제품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수출한 제품은 반려묘 장난감입니다.

제가 회사를 차리고 얼마 후 일본에서 유학할 당시 도움을 받았던 일본의 지인에게 선물할 일이 생겼어요. 그 지인은 강아지를 여러 마리 키울 정도로 강아지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강아지 옷을 선물하기 위해 국내 회사에서 강아지 옷 샘플과 반려동물 관련 용품 카달로그를 제공받게 됐죠.

일본에 도착해서 지인에게 강아지 옷을 선물하고 호텔에 돌아와서 카달로그를 읽다 보니 문득 일본에는 반려동물 시장이 컸다는 기억이 났어요. 그래서 카달로그의 제품에 대해 일본의 몇몇 업체에 수출 제안서를 넣었죠.

얼마 후 그 중 한 곳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어요. 그 회사에서는 카탈로그의 제품 중 고양이 장난감을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찾아간 회사의 사장과 얘기해 온갖 시행착오 끝에 수출을 할 수 있게 됐죠. 이후로 줄곧 펫업계에 있으면서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펫업계에 들어온 것은 무척 다행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 펫산업계에서 27년 간 활동한 원로로써 우리나라 펫산업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앞으로 펫산업과 펫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려인들이 갈구하는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가진 전문가가 나와야죠. 예컨대 요식업계를 발전시킨 백종원 같은 사람입니다. ‘골목식당’ 등 방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출연하면서 요식업에 대해서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켰죠.

펫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이른바 개통령으로 불리는 이웅종 훈련사나 강형욱 훈련사의 경우 본업이 훈련사이기 때문에 펫산업에 대해 깊은 조예가 있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이분들이 펫산업을 대변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요.

그래서 저는 장기적으로 펫산업이 아닌 ‘펫문화’로 인식의 전환을 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펫산업을 대표하는 유명인이 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식들을 언론을 통해 반려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기를 바랍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실 텐데요.

여러 계획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펫산업과 문화 전문가를 후원하고 양성하는 펫업계의 부끄럽지 않은 1세대 선배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펫산업의 긍정적인 면을 널리 알리고 또 펫산업의 후배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주어 펫산업 1세대로서 떳떳한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백종원 대표처럼 성공한 회사의 대표가 될 필요가 있지요. 저는 이를 위해 드림펫푸드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도 하고 또 열심히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산다면 제가 마음 먹은 미래의 계획들은 자연히 이뤄지리라 생각합니다.

드림펫푸드에선 사료와 고양이 캔이 주 품목이다. @펫헬스
드림펫푸드에선 사료와 고양이 캔이 주 품목이다. @펫헬스

[이경엽 기자/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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