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사랑 독차지 안 돼”…한달씩 번갈아 양육 결정
스페인 법원이 헤어진 커플이 제기한 반려견 양육권 소송에서 ‘공동양육권’을 인정한 이례적 판결을 내렸다.
29일 워싱턴포스트, BBC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원고인 여성은 20개월 동안 동거한 남성과 헤어졌지만, 1년 넘게 같이 키워온 ‘판다’라는 이름의 보더콜리 양육권을 높고 다투다 지난해 9월 소송을 제기했다.
마드리드 지방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담당 판사는 “반려견을 향한 피고(커플 남성)의 사랑이, 반려견이 원고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반려견에 대한 공동양육권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판다는 한 달씩 원고와 피고 집에서 살게 된다. 또 판다의 병원 치료비와 기타 비용도 분담하게 된다.
앞서 동물권리 전문 변호사이자 원고를 대리한 롤라 가르시아는 입양계약서, 동물병원 진료비 영수증, 커플과 판다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담담 판사는 “원고와 반려견 사이에 친밀한 정서적 관계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 커플에게 반려동물의 공동 양육을 인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바야돌리드 법원은 ‘까차스’란 이름의 웨스트 하이랜드 테리어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커플에게 부여했다. 이에 따라 남여는 각각 6개월씩 까차스와 보낼 수 있게 됐다.
당시는 반려견을 물건의 개념으로 보고 ‘공동소유권’을 인정한 반면 이번 판결은 ‘공동양육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판결이라는 평가다.
가르시아 변호사는 “가족 구성 요소에 대한 관념이 계속 발전하고 있고, 결혼하지 않는 커플들이 많아짐에 따라 이러한 판결이 더 잦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 의회는 반려동물을 재산이 아닌 생명체로 인정한 법안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반려동물에 대한 공동양육 신청은 더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