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희철

펫비지니스 칼럼니스트. 미국공인회계사(CPA). 캐나다 킹스턴에 위치한 퀸스대학(Queen’s University) 경영대학 졸업. 가장 건강한 반려동물 먹거리만을 공급하고자 업계에 들어왔다. 올네이쳐코리아 대표이사.


태국에 본사를 둔 아시아 최대 어류 식품 가공업체인 Thai Union은 최근 곤충으로 만든 펫용간식 스타트업 Orgafeed를 인수한다고 발표하여 업계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Orgafeed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자란 동에등애 애벌레(black soldier fly larvae)를 주 원료로 한 Laika 브랜드제품을 만드는 친환경 펫푸드 기업이다. Orgafeed는 Thai Union이 후원하고 있는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장을 해 왔기 때문에 Thai Union과의 인연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류 가공식품에 주력하고 있는 Thai Union이었기에 이번 곤충단백질 펫푸드에 대한 투자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Thai Union의 이러한 과감한 결정 배경에는 CEO인 Roy Chan이 밝혔듯이 자사의 두 가지 중요 가치인 “혁신”과 “지속가능성 (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는)”이 있다.

고객들의 경우, 자신이 섭취하거나 반려동물이 섭취하는 식품에 사용되는 원재료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단백질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피해가 적은 곤충단백질원에 투자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 Roy Chan의 설명이다.

따라서 Thai Union이 Orgafeed를 인수한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곤충단백질원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곤충단백질원 그리고 곤충사료에 대한 관심은 지난 8월 미국 라스베가스 만날레이 베이에서 열렸던 Superzoo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특히 귀뚜라미를 주 원료로 사용하기로 유명한 미국 펫푸드 기업 Jiminy’s에서 다양한 종류의 간식과 펫푸드를 선보여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듯 곤충에서 유래된 단백질(이하 곤충 단백질)로 만든 사료가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곤충 단백질을 주 원재료로 사용한 Insect Dog와 같은 펫푸드가 프리미엄 펫용품 매장들을 위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직 곤충 단백질이 생소하거나 낯선 반려인들이 있겠지만, 곤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람 먹거리를 포함해 펫푸드에서도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식품으로 이야기 되어온 게 사실이다.

왜 곤충 단백질인가?

곤충 단백질이 펫푸드의 원재료로써 각광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육류를 단백질원으로 사용했을 때 발생하게 되는 경제적·환경적 문제들 때문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육류와 생산류의 약 20%는 펫푸드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수치는 반려인들이 네추럴 펫푸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더 가파르게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사람 먹거리의 경우, 소득수준이 낮았던 국가들이 경제발전을 통해 과거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이로 인해 고기에 대한 수요와 소비수준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식재료로 사용될 가축의 공급량을 계속해서 늘려야 하는데, 이로 인해 야기될 환경파괴, 그리고 땅이나 물과 같은 천연자원의 부족사태는 많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단백질원이 곤충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곤충은 육류를 대체 할 수 있는 훌륭한 단백질원으로 여겨져 왔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80% 지역에서 20억 명 가까운 인구가 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곤충의 유충이 주 원재료인 Yora의 펫푸드를 만드는데 사용된 유충은 소를 사육할 때와 비교했을 때 2% 면적의 땅 과 4%의 물만 필요로 하지만,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가스 배출량은 96% 이상 적다. 또한 유충은성장호르몬이나항생제없이키울수있어서, 사람이나 반려동물에게 급여하는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 Petfoodindustry
사진 Petfoodindustry

단백질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곤충들

최근 곤충 단백질로 각광받고 있는 곤충으로는 파리의 한 종류인 동애등애 (Black Soldier Fly)가 있다.

동애등에의 유충이 새로운 단백질원으로 각광받는데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우선 친환경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동애등에 유충은 가축분뇨나 음식물쓰레기 등의 유기물을 섭취하면서 자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유기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유기물들을 분해할 분 아니라, 유익한 영양소들을 그대로 유지시켜주는 동시에 환경에 유해를 가할 만한 분비물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동애등에의 분비물은 훌륭한 친환경 사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동애등에 유충은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함유량이 40% 이상)과 지방이 풍부할 뿐 아니라, 반려동물에게 매우 중요한 동물성 아미노산, 인, 그리고 칼슘 등의 영양소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동애등에가 갖는 장점 중 하나는 빠른 번식력이다. 동애등에는 알을 낳고 부화되어 유충이 되기까지 불과 2주밖에 안 걸리는데, 이는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의 동물성 단백질원(소고기, 돼지고기) 등과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수치이다.

동애등에 이외에도 노란 딱정벌레(Yellow Meal Worm)와 귀뚜라미 또한 주목해야 할 곤충 단백질원으로 알려져 있다.

곤충사료 저변화를 위한 향후 과제

그동안 곤충이 사람 먹거리의 대안으로써 오랫동안 이야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저변화가 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곤충을 식재료와 펫푸드 원재료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펫푸드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층으로 부상하면서, 친환경 펫푸드로 대두되는 곤충 단백질 사료가 대중화 되는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병아리콩, 개구리밥(Duckweed), 렌틸콩 등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원들 또한 지속가능성이 높은 원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반려동물이 섭취할 펫푸드로는 동물성 단백질원이 더 적합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고기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써 곤충 단백질의 성장성은 매우 높다 할 수 있다.

물론 곤충 단백질이 갖고 있는 숙제들도 많다. 예를 들어 현재 대량으로 생산 가능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곤충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곤충 단백질에 대한 연구가 빠르게 시작된 미국과 유럽에서도 조차 곤충을 공식적으로 펫푸드에 적합한 단백질원으로 인식하려는 노력들이 시작 단계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가장 공신력이 있는 미국사료협회(AAFCO)에서 조차도 아직 동애등에 (Black Soldier Fly)만이 펫푸드에 적합한 원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탄소 저감, 자연환경을 보존 등을 위한 수단으로 곤충원재료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식수준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곤충을 먹는 다는 행위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인식은 국내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곤충원재료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개선하고 새로운 단백질로서의 곤충원재료에 대한 필요성과 기능, 효과 등이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내 펫푸드 산업에서 고민하고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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