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보라미, 암 완치 후 가수 길 걸어
“먼저 떠난 반려견에 못다 준 사랑 유기동물에 주고 싶어”

유기묘였던 만두와 함께. [사진=보라미 제공]
유기묘였던 만두와 함께. [사진=보라미 제공]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 오른 이슈가 ‘유기동물’이다. 국내 반려 문화가 많이 성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한 해 10만 마리에 달한다.

유기동물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 각계의 노력도 꾸준하다. 자신의 재능을 유기동물 문제해결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는 이도 적지 않다.

그 중 대표적인 이가 가수 보라미다. 국내 대표 트로트 가수인 그녀는 끊임없이 무대와 유튜브를 통해 팬들을 만나면서도 상처받고 위기에 처한 유기동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그리고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이며 유기동물 문제해결에 동참해 줄 것을 많은 이들에게 호소한다.

뉴스펫은 가수 보라미를 만나 ‘동물사랑’에 진심인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사실 2016년에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어요. 직장 다니면서 평범하게 살던 제게 암 선고는 살아온 날을 후회하게 만들었고 앞으로의 희망도 없었죠.

수술을 받고 병원에 누워있을 때 ‘내가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노래할 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때, 내 노래를 듣고 그분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내가 행복했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퇴원한 후 전국의 모든 축제장을 찾아다니며 관광객 노래자랑을 나갔어요. 그렇게 ‘무대가 이런 거구나’ 하며 행복하던 중 우연히 ‘가수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받게 됐고, 이후 2020년 보라미라는 가수의 길을 걷게 됐어요.

1m 목줄 학대견 연이·봄이를 위한 콘서트 후 내사랑바둑이 대표, 부대표와 함께. [사진=보라미 제공]
1m 목줄 학대견 연이·봄이를 위한 콘서트 후 내사랑바둑이 대표, 부대표와 함께. [사진=보라미 제공]

가수의 길을 걸으면서 가장 보람된 일과 가장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

얼마 전에 펫튜버 ‘그남자의멍한여행’님의 주최로 1m 목줄 학대견 연이·봄이 치료비 모금을 위한 저의 재능 기부 미니콘서트가 있었어요. 혼자서 2시간 넘게 해야 하는 공연이라 부담감이 컸었죠.

다행히도 콘서트 현장을 찾아주신 분들과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시청신 분들, 그리고 여러 업체에서 감사한 마음을 보내 주셨어요. 현금과 아이들 패드, 영양제 등 무려 약 2029만 원이 모금됐어요.

제 노래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죠. 그로 인해 연이·봄이, 그리고 보호소에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었어요.

힘든 점은 믿었던 선배·후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본인의 성공을 위해 저를 배신하고 모르는 척하는 모습을 봤을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저는 동물 아이들을 정말 사랑한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사람이 버리지 않으면 절대 먼저 배신하지 않거든요. 주인이 세상에 전부인 아이들이니까요.

유기동물 등 동물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저도 반려견을 키웠고 이름은 ‘설이’였어요.

설이는 2018년에 18살의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죠. 노령이다 보니 여기저기 많이 아팠고 먹는 약도 많았어요. 나중에는 걷지도 못했죠.

그러다 상태가 심각해져 병원에 갔을 때 수의사 선생님이 ‘이제 그만 보내주는 게 설이가 덜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안락사를 말씀하셨어요.

지금 이렇게 설이가 많은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는 것이 정말 고통스러울 것이란 선생님 말에 계속 붙잡고있는 게 제 욕심인 것만 같아서 결국 안락사로 설이를 보내주었죠.

설이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아직도 제 마음엔 큰 죄책감으로 남아 있어요. 그때부터 설이에게 못다 준 사랑을 유기견·유기묘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경기도에 안락사 없는 내사랑 바둑이라는 보호소가 있어요. 그곳 아이들의 사료비. 전기세. 치료비 등의 모금을 위해 2022년부터 2023년, 2024년 매년 재능기부 희망 콘서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밤 9시 유튜브 가수보라미TV 라이브방송 중. [사진=보라미 제공]
매주 수요일 밤 9시 유튜브 가수보라미TV 라이브방송 중. [사진=보라미 제공]

유기동물 관련 활동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안타까웠던 일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보호소에 안락사 직전 구조되었던 아이를 임시 보호한 적이 있어요. ‘한별’이라는 아이였는데 많이 야위고 눈치만 보던 아이였죠.

저희집에서 6개월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엄청 밝아지고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되어서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나 입양을 갔어요.

요즘 소식을 보니 강아지 레스토랑도 다니고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구요. 첫 임시 보호였던 한별이가 좋은 가족을 만난 것이 제일 보람있는 일잉었죠.

그 뒤로도 여러 아이를 임시 보호했었는데 모든 아이를 제가 다 품을 수 없는 게 많이 속상하고 안타까웠어요.

유기동물 문제가 오랫동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되고 있지 않습니다.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우선 사람처럼 의료보험이라는 혜택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프면 치료비가 많이 들어서 유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요즘 펫보험이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기는 어려워요.

동물병원도 사람병원처럼 여러 혜택을 주고 치료 수가도 좀 낮춘다면, 아파서 치료비 때문에 버려지는 일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작고 어린아이들만 좋아하는 문화가 생기게 만든 펫샵도 원인 중 하나죠. 작고 귀여워서 데려왔다가 커지면 버리는 일이 많은 거 같아요. 또한 그 아이들 생산을 위해 수많은 모견이 희생되고 있어요. 펫샵도 모두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유기묘였던 밍크와 함께. [사진=보라미 제공]
유기묘였던 밍크와 함께. [사진=보라미 제공]

보라미 씨가 양육하는 반려동물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유기묘 두 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만두’ 그리고 ‘밍크’죠.

힘든 일이 있다가도 저희 아이들을 보면 그냥 웃음만 나와요. 버려졌었지만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거든요.

저에게 만두·밍크는 행복 그 자체예요

우리나라 반려문화는 반려견의 소음, 이상행동, 개물림 사고 등에 따른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 일부 반려인들의 비매너 산책, 반려견 유기 등으로 인해 성숙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숙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해외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기 위해서 나라에서 교육도 하고 자격시험도 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예쁘다고 귀엽다고 잘 키우겠다는 말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평생 함께할 수 있도록 교육도 받고 자격시험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수로서, 개인으로서 향후 계획 또는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가수로서는, 저는 항상 ‘방송보다는 전국 행사장에서 모든 분을 뵙고 싶다’고 말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도 제가 아직 행사로 못 가본 지역이 많기 때문에 초대 가수로서 전국을 가보는 것. 곳곳에 계시는 적지만 한결같은 저의 팬분들을 뵙는 거죠.

개인적인 꿈은 넓은 정원이 있는 집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임시 보호하고 케어도 하고, 그 정원에서 아이들하고 함께 뛰어노는 것이죠.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뉴스펫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인터뷰 제안을 주신 뉴스펫에 감사드려요. 또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읽어주신 독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함께 하고 계시는 아이들이 오래토록 건강하기를 기도할게요. 가수 보라미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건강하세요.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뉴스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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