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연 “운영 효율·재정 확대 위해 독립법인 전환 필요”
대학동물병원 독자 브랜드 로고도 대부분 부재
현재 대부분의 사람 대학병원이 독립법인인데 반해, 대학동물병원 대다수는 독립법인화 추진 계획조차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동물의료 발전과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현재 대학 부속기관인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을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재정적 확대를 이룰 수 있는 독립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수의미래연구소(이하 수미연)가 전국 10개 대학동물병원 중 건국대학교 동물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국립 대학동물병원을 대상으로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에 대한 입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강원대·경상국립대·전남대·제주대·충남대 동물병원은 ‘계획 없음’이라고 답했다.
또한 ▲경북대는 ‘장기 추진과제로 운영위원회 논의 중임’ ▲서울대 ‘독립법인화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 및 시기는 논의하고 있지 않음’ ▲전북대 ‘향후 계획이지만 현재는 구체적인 계획 없음’ ▲충북대 ‘독립법인화를 시행하게 된다면 경영의 투명성 및 자본 조달, 병원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볼 수 있으나 아직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고 있지 않음’ 등으로 답변했다.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에 대한 필요성은 있지만,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 대학병원이의 경우 지난 1978년 서울대학교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대부분의 사람 대학병원은 독립법인 상태다. 또한 2004년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대학치과병원도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독립법인화를 이룬 상태다.
반면, 대다수의 대학동물병원은 ‘수의과대학 부설 수련 및 교육기관'이라는 틀에 얽매여, 수의과대학 및 대학원 학생들의 교육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미연 관계자는 “대학동물병원은 지역병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난치질환을 치료하는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라며 “난치질환 환자가 다수 모이며, 연구 수행 능력을 갖춘 임상교수진이 재직하는 만큼, 이들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하는 것에 더해, 새로운 기술이나 기구, 약물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위탁해 진행함으로써 동물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람 의료의 대학병원과 치과대학병원이 그렇듯,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은 대학동물병원이 독립법인으로서 운영 및 재정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갖췄을 때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매출 규모가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 또한 생각해 봐야한다는 것이 수미연 측의 설명이다.
2023년 서울대 동물병원 매출이 약 77.1억 원, 충북대 동물병원이 약 28.9억 원이었던 반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대 치과병원은 약 747.0억 원, 부산대 치과병원은 약 265.1억 원, 경북대 치과병원은 약 230.9억 원, 강릉원주대 치과병원은 약 129.0억 원의 연 매출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수미연은 대학동물병원의 독자적인 브랜드 로고 존재 및 사용 여부도 조사한 결과, 경북대·전북대·충북대 동물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동물병원은 독자적인 브랜드 로고가 부재했다. 대부분의 대학동물병원은 독자 브랜딩 없이 해당 대학교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었다.
한 대학동물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수의사(임상 대학원생) A씨는 “VMTH(Veterinary Medical Teaching Hospital)이라는 표현을 대부분의 대학동물병원에서 공식적인 영어표현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Teaching’이라는 단어에 오히려 많은 것들이 얽매이는 느낌”이라며 “대학원생과 임상과목 교수들은 과중한 업무에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의과대학 수련 및 교육 기관을 넘어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의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하는 것이 대학동물병원이 가야 할 길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수미연은 교육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 대학 동물병원의 소관을 이관해 관련 정부 부처에서 대학동물병원을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으로 지정, 시설과 장비 뿐 아니라 임상교원, 전공수의사, 동물보건사 등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와 독자적인 브랜딩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뉴스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