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병원 52% 재구매
반려인들 ‘치매’ 인식도 관건
반려견 대상 추가 임상 추진
유한양행이 출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인 ‘제다큐어’가 빠른 속도로 일선 동물병원에서 입점하고 있어 주목된다.
제다큐어의 약효 성분인 ‘크리스데살라진(Crisdesalazine)’은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막도록 고안했다.
노령견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임상시험에서 크리스데살라진을 복용한 반려견의 인지기능과 행동기능이 현저히 개선되는 등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18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처방을 개시한 제다큐어는 2개월만인 7월말 전국 400여 동물병원에 입점했다. 2020년 기준 전국 동물병원 총 4426곳 중 반려동물병원은 3209곳이다. 단기간 내에 약 13%의 입점율을 보인 셈이다.
특히 동물병원의 제다큐어 재구매율은 8월 초 기준 52%에 달해 입점 가속화에 긍정 시그널로 읽히고 있다. 유한양행은 연내 동물병원 1000곳 입점을 목표로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유한양행 마케팅 담당자는 “반복적인 구매를 해야 하는 의약품의 경우 효능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짧은 시간에 많은 재구매가 나오기 힘들다”면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이 일반인들에게 낯설다는 점과 제다큐어가 국내에서 개발한 최초의 합성 신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혁신적인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다큐어가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해결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에 대한 반려인들의 인식과 관심도가 아직 낮다는 점이다. 실제로 노령견이 보이는 이상행동이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인지 모른 채 지나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반려견 치매로 불리는 인지기능장애증후군에 대한 반려인들의 인식 확산이 제다큐어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부족한 임상데이터 또한 해결과제다. 제다큐어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관리 감독 하에 임상시험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임상에서의 사용 확인 과정인 시판 후 조사(PMS)를 통해 좀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야한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반려견 1000마리를 목표로 제다큐어 급여 후 증상 개선 및 질병 조절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유효성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저질환과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반려견 대상 기저질환의 악화정도 및 전체적인 신체 건강지수를 평가 등도 준비 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을 일궈나가는데 있어 유한양행이 헤쳐 나가야 할 도전이 거센 상황”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감 제고를 통해 제다큐어는 국내에서 개발한 ‘블록버스터’급 동물용 의약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외국계회사에게 의존하는 국내 수의업계에도 ‘제다큐어’는 국산화의 대안을 제시하는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증후군(canine 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 CCDS)은 나이든 반려견에서 행동장애와 관련된 임상증상을 수반하는 퇴행성 뇌질환을 말한다.
인지기능장애 증후군에 걸린 반려견은 행동장애와 관련해 ▲방향 감각 상실(Disorientation, 목적 없이 배회하거나 구석진 곳에 들어가 돌아 나오지 못함) ▲사회적 상호작용 변화(Interaction changes, 보호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공격성을 보임) ▲수면 패턴 변화(Sleep/wake cycle changes, 늘 보이던 수면 패턴을 벗어나 밤에 잠들지 못하고 짖거나 하울링 함) ▲집안을 어지름(House soiling,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아무 곳에나 배변을 함) ▲신체 활동 수준 변화(Activity level changes,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하락하고 움직이지 않으려고 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인지기능장애 증후군은 9세 이상의 반려견에서 14%부터 최대 60%까지 발병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됨. 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2~13세의 반려견에서 28%, 16~17세의 반려견에서 68%가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증상을 보였다.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