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중산간지역 실태조사…3개월 미만 개체 많아 지속 증가 우려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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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생화 된 유기견인 들개로 인해 인명·재산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지역의 들개수가 2000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공개한 ‘중산간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6월 제주도 유기동물보호소에 신고 되거나 포획된 유기견·들개 개체수는 2528마리에 달했다.

또한 지난 2017년 5070마리, 2018년 6884마리, 2019년 7167마리, 2020년 5856마리 등 매해 수천마리의 유기견·들개가 신고 되거나 포획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견·들개의 포획 및 신고 위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들은 도민이 생활하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도심지와 해안가에 집중 분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상당수의 개체가 분포돼 있는 중산간지역(해발 300~600m)에서 포획된 들개 개체수 또한 2017년 243마리에서 2018년 416마리, 2019년 453마리, 2020년 542마리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중산간지역은 산간지역보다 어느 정도 표고가 낮은 지역으로, 산림지와 초지가 접한 곳이다.

또한 들개들이 3~4마리 군집 생활을 한다는 가정 하에 추정한 결과 중간산지역에 서식하는 들개 수는 최소 1626마리에서 최대 2168마리 정도로 예측됐다.

MaxEnt 모형을 통해 예측한 제주도내 들개의 서식 확률. 자료 제주도
MaxEnt 모형을 통해 예측한 제주도내 들개의 서식 확률. 자료 제주도

특히 중산간 지역에서 포획된 유기견중 3개월 미만 개체는 2017년 90마리, 2018년 214마리, 2019년 188마리, 2020년 218마리로 지속적 증가하고 있어 향후 들개 개체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유기견·시골개 등이 떠돌면서 집단을 형성하고, 이들 떠돌이 개들이 야생화 되고 공격성을 가지면서 사람, 가축 등을 위협하거나 피해를 주는 경우 ‘야생화된 개’ 또한 ‘들개’라고 정의했다.

제주도내 들개 확산에 따른 인명 피해도 상당하다. 지난 5월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반려견과 산책중인 주민(남자)을 갈색 개 한 마리가 반려견의 목덜미와 귀를 물어뜯고, 반려견을 보호하려던 주민의 발목을 5분 가까이 물고 늘어져 발목과 인대를 심하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성산일출봉에서도 들개가 출몰해 새벽 일출을 보러 온 관광객을 위험하는가 하면, 한라산과 오름과 올레길을 걷는 주민·관광객들에 의해 들개가 목격되고 위협을 주는 상황이다.

또한 야생들개가 사람뿐 아니라 최상위 포식자로서 소, 닭 등 가축과 노루 등 야생동물에게도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제주도청
사진 제주도청

연구진은 들개 관련 대책으로 반려동물의 유기 방지를 위한 동물등록제의 철저히 이행, 중성화 수술 확대 실시, 보호자 교육 등을 제시했다.

또 들개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할지에 대한 법적 검토와 공감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는 연구팀이 제시한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학계, 동물보호단체, 행정 간 적극적인 소통과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야생들개로 인한 피해 대응책을 수립해나갈 방침이다.

홍충효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번 용역을 통해 중산간 야생들개에 대한 적절한 관리방안을 마련해 도민들의 불안감 해소 및 안전사고 사전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은영 기자/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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