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위원장, 멍(개)소리·바퀴벌레 등 원색 공격
“동물공존 흐름 역행·반려인들 기대감에 찬물” 비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지난해 11월 ‘2021 케이펫페어 일산' 행사를 찾아 강아지를 들어 안아보고 있다. 사진 윤석열후보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지난해 11월 ‘2021 케이펫페어 일산' 행사를 찾아 강아지를 들어 안아보고 있다. 사진 윤석열후보캠프

이번 대선의 특징 중 하나는 ‘반려동물’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주자들은 1500만 반려인 표심을 잡기 위해 반려동물 공약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공약 하나 찾아보기 힘들던 2012년 18대 대선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이번 대선전에서 난무하고 있는 ‘혐오’ 프레임이 반려동물 이슈에까지 번지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 동물과의 공존 사회,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상호배려 등 변화하는 사회적 흐름을 정치권이 앞장서 먹칠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최인호 국민의힘 선대위 청년과미래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최근 발언이 대표적이다.

최 위원장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선대위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반려동물 지지선언 릴레이’를 시작하자 이틀 연속 페이스북을 통해 고 의원은 물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려동물 지지 선언 릴레이’ 글을 올렸다. 사진 고민정의원 페이스북 캡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려동물 지지 선언 릴레이’ 글을 올렸다. 사진 고민정의원 페이스북 캡처

고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 선대위 동물권위원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응원하는 반려동물의 지지 선언 릴레이를 시작한다”며 “행복이와 모카를 비롯한 6마리의 반려동물들이 첫 지지 선언에 나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6마리의 반려동물과 각 보호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도 ‘동물의 고통을 걱정하는 진정한 일꾼이라서’, ‘공약을 잘 실천할 것 같아서’, ‘더 많은 반려견놀이터를 위해서’ 등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지지 이유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적은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민정 의원님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며 “고 의원님은 강아지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직접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강아지들의 언어를 잘 아시나보다”고 서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어쩐지 고 의원님이 하시는 말씀들을 들으며 ‘이게 뭔 멍멍이 소리지?’ 싶은 지점들이 많았다”며 “그 풀리지 않던 미스테리의 전말을 이제야 알 것 같다”고 말해 상대 당 국회의원의 발언과 반려동물 선거 운동을 ‘개소리’로 평가했다.

특히 “제가 키우는 강아지들과 거북이들, 그리고 물고기들은 윤석열 후보님을 지지하신다고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라며 조롱의 글을 덧붙였다.

고 의원은 다음날(2일) 페이스북엣 “(이 후보 지지 이유는) 제가 반려동물들에게 직접 물어본 게 아니라 반려인들께서 보내주신 사연과 사진이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은 언어가 다르지만 서로 많은 것들을 교감한다. 사람은 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발상을 반려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하다”며 최 위원장의 글에 반박했다.

최인호 국민의힘 선대위 청년과미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동물복지 공약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최인호위원장 페이스북 캡쳐
최인호 국민의힘 선대위 청년과미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동물복지 공약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최인호위원장 페이스북 캡쳐

하지만 최 위원장의 혐오·비아냥 섞인 공격은 계속됐다. 최 위원장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와 동고동락하며 정이 든 반 지하 친구 퀴벌이도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 동참했다”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하필 겨울이라 저와 피를 나눈 의형제나 다름없는 모기 친구들의 지지선언을 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조롱성 글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퀴벌이가 작성했다”며 “반려동물 이름 : 퀴벌이, 반려동물 나이 : 3살 추정, 보호자와의 사연 : 반 지하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추억을 만들어왔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 : 이 후보님께서는 생명을 존중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인간들이 혐오하는 저 바퀴벌레의 생명도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적었다.

이 후보의 반려동물 관련 공약들을 ‘바퀴벌레’로 비유한 셈이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어느 선거전보다 반려동물 이슈가 부각되며 반려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공당의 유력인사가 상대당의 선거 전략을 ‘개소리’로, 상대 후보의 선거 공약을 ‘바퀴벌레’로 지칭한 행위는 분노보다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실상 양 당 유력후보들의 반려동물 관련 공약들이 차별성 없이 대동소이 한 상황”이라며 “상대 당의 반려동물 선거 전략이 ‘개소리’ ‘바퀴벌레’라면 자신들의 당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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