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 기사에 한강공원에서 뱀이 자주 출몰해 산책 중이던 반려견과 주인이 물렸다는 기사가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시내 외곽지역에서 물려 동물병원에 응급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독사에게 물렸다니 생활과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이상현상이라고 생각된다.
반려동물은 사람에 비해 유독 뱀에 더 쉽게 물리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다. 반려동물이 산책, 여행 등 외부 활동을 하면서 습지근처나 풀숲이 우거진 곳에 호기심으로 냄새를 맡는 중 안쪽에 있던 뱀에게 공격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로 물리는 부위는 강아지의 경우 코와 입 주변, 머리 부위고, 고양이의 경우 앞다리 부위가 흔하다.
반려동물들과 외부 활동을 할 때는 논, 밭 등 수로가 있는 풀과 나무가 우거진 곳을 주의해야 한다.
조심했는데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이 뱀에 물렸다면 뱀이 추가로 2차 공격을 할 수 있는 만큼, 반려동물을 데리고 빠르게 피신한 후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응급처치해야 한다.
1시간 이내에 내원이 불가하다면 물린 부위에 포비돈이나 클로르헥시딘으로 소독하면서 최대한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뱀에 공격당하면 당황해 경황이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피신 전에 뱀을 구분하기 위해 무늬를 잘 기억하거나 사진을 찍어두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뱀인지 구분돼야 뱀독치료제 사용 여부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어떤 뱀인지 명확히 알고 치료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물린 것도 모르고 나중에 뱀에 물렸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자기 얼굴이 붓거나 다리가 붓고 출혈이 있는 경우 뱀에 물렸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할 수 있고, 상처 부위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뱀이 물었던 이빨 자국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신경독보다는 신체조직을 파괴하는 용혈독을 가진 독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까치살무사(사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센 신경독을 가졌다는 것을 기억하고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뱀독치료제를 상시 보유하고 있는 동물병원은 많지 않다. 따라서 대학동물병원 또는 지역 거점이 되는 응급진료가 가능한 24시 동물병원에 치료제가 있는지 문의하고 내원해야 한다.
응급 내원하면 먼저 종합혈액검사(염증, 응고계검사 포함),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용혈독이라면 독이 피를 굳지 않게 방해하기 때문에 혈액검사 상에서 빈혈이 확인되고 응고계검사 상 이상수치가 확인된다.
이렇듯 용혈독이 의심된다면 뱀독치료제(건조살무사항독소)를 투여받고, 혈장수혈을 통해 추가적인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뱀에게 물린 부위가 부종이 심하거나 괴사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시간에 뱀독치료제가 투여되고 응급처치가 잘 된다면 예후는 좋다.
산책하기 좋은 요즘 반려동물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뱀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반려동물이 뱀에 물렸다면 당황하지 말고 1시간 이내에 상처 부위 소독 후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응급 내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