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정치에 이용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안내견을 입양한 일을 다룬 기사가 일제히 쏟아지면서 윤 대통령과 언론들이 ‘반려견’을 또다시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심지어 악화되는 서민경제 상황과 이태원 참사를 빗대 ‘국민이 개보다 못하냐’는 울분까지 나온다.
지난 24일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은퇴 안내견(견명: 새롬이)을 분양받았다”며 “(이 자리에서) 장애인 인권과 동물권 보호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언론들은 윤 대통령이 은퇴 안내견 1마리(새롬이)를 입양해 윤 대통령 부부의 11번째 가족이 됐다며 일제히 보도했다. 25일 오후 5시 네이버 검색기준 기사 수는 무려 70여 개 가까이 된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대선후보 당시 “안내견을 분양받아 보살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는 점을 집중 부각해 보도했다. 지지율이 40%대로 올라선 점도 곁들여 강조했다.
이들 기사들은 대체로 대통령실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들로, 지난달 문재인 전 대통령의 ‘파양’ 논란처럼 또다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반려견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가스료·전기료·건보료가 줄줄이 인상되고 부자 감세 정책을 고수하는 와중에 대통령실과 언론들이 반려견 입양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는 서민경제 상황, 이태원 참사, 국방·외교 무능 비판 등을 희석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해당기사들 댓글을 보면, 네티즌 ‘s********’는 ”강아지, 길냥이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158명 젊은이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에 피눈물 흘리는 유가족을 보듬을 생각을 해봤으면“이라며 아쉬움을 표했고, 네티즌 ‘벨**’는 “참사로 그 많은 사람이 비명에 갔는데, 꼭 이런 쇼를 해야하나”고 혀를 찼다.
또 다른 네티즌 ‘석**’은 “수시로 오르는 마트와 시장 연말 물가에 소외된 서민들과 소자영업자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 아세요?”라며 울분을 토했다.
‘몽***’은 “국민이 개만도 못하네요. 개는 금지옥엽 사람은 찬밥 대하듯”, 네티즌 ‘kim’는 “개를 입양한 것이 국민들에게 엄청난 자랑거리로 생각하는 것 같네”라고 적었다.
언론 보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e**********’은 “개 입양한 것이 찌라시 기레기 홍보지들에게 이렇게 큰 뉴스가 되는구나. 이건 홍보지들이 윤비어천가를 부르는 꼴이지 않는가?”라고 비꼬았다.
반려견이 정치적 도구로 사용된 예는 지난 1월에도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현 정부 측에 국가소유물인 풍산개를 문 전 대통령이 계속 키운다면 법에 저촉되는 만큼 키울수 있게 개정령을 고쳐달라고 했지만, 개정이 지지부진하자 ‘반환’ 의사를 밝혔었다.
이에 집권 여당은 ‘문 전 대통령이 기르던 개를 파양하려 한다’고 몰아 붙이며 이슈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반려견을 정치에 이용한 사례가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다”며 “그만큼 동물권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탓도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말 못하고 보호 대상인 동물까지 끌어다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정책은 뒤로한 채 감성마케팅으로 어필하겠다는 것”이라며 “현 시국에서 대통령의 반려견 입양 사실이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있는 작금의 정치와 언론환경이 한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