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반려동물 관련 단체·업계 대상 루시법 설명회
대다수 이견없어…애견연맹, “회원 의견수렴 먼저”
“60개월 이상 출산 금지 조항 수정해야” 의견도

23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 마포구 롯데시티호텔 마포에서 ‘한국형 루시법 설명회’를 개최했다. ⓒ뉴스펫
23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 마포구 롯데시티호텔 마포에서 ‘한국형 루시법 설명회’를 개최했다. ⓒ뉴스펫

동물 경매업 퇴출과 아기 동물 판매 금지를 골자로 하는 소위 ‘루시법’(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놓고 동물보호단체, 관련 단체 및 업계가 한자리에 앉았다.

루시법 자체에 대해 찬성 분위기가 압도적인 가운데, 세부 조항을 놓고 참석자들 간 이견을 보여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23일 동물권행동 카라가 서울 마포구 롯데시티호텔 마포에서 개최한 ‘한국형 루시법 설명회’에는 동물보호단체를 대표해 카라 전진경 대표, kk9레스큐 김현유 대표, 위액트 함형선 대표 등이, 관련 단체를 대표해 한국애견협회 박애경 사무총장과 한국애견연맹 이강봉 이사·정태균 국장 등이, 생산자단체를 대표해 반려동물생산판매협회 박인종 사무총장, 관련 전문가를 대표해 연암대학교 이웅종 교수. 건국대학교 이진홍 교수, 코리아경찰훈련소 최승렬 소장, 드린겐테마파크 진경운 소장, 고재관 훈련사 등이 참석했다.

현재 루시법 조항 중 쟁점 사항은 ▲동물 경매 금지 ▲60개월 이상 개·고양이 교배 또는 출산 금지 ▲동물판매업자의 6개월령 미만 판매 금지 등이다. 카라는 당초 동물생산업자의 6개월령 미만 판매 금지 조항에 대해 ‘법원 행정처의 오기’라고 해명하고, 동물생산업자는 2개월령 이상 동물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조항으로 수정했다.

먼저 ‘동물 경매 금지’ 및 ‘동물판매업자의 6개월령 미만 판매 금지’ 조항에 대해 참석자들 대다수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애견연맹은 추후 회원들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한국의 반려동물 수는 많은 편이다. 인구수가 1천만명인 서울시의 경우 허가된 펫샵이 438곳에 달하는 등 해외에 비해 과도하게 많다”며 펫샵의 동물 판매 영업권 제한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견연맹을 제외한 대다수 참석자들은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동물판매업자의 6개월령 미만 판매 금지’ 조항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애견협회는 실질적인 시장구조와 번식자의 경제적 변화, 효과적인 동물보호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루시법을 변형 없이 적용할 경우 이미 검토되고 적용된 외국 법률을 활용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영국의 루시법이 한국의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파문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위해 순차적인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 마포구 롯데시티호텔 마포에서 ‘한국형 루시법 설명회’를 개최했다. ⓒ뉴스펫
23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 마포구 롯데시티호텔 마포에서 ‘한국형 루시법 설명회’를 개최했다. ⓒ뉴스펫

카라는 또 ‘반려동물 경매장 퇴출’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경매업 퇴출'엔 동의하면서도 현행법하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제도개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60개월 이상 개·고양이 교배 또는 출산 금지와 관련해서는 관련 단체가 반대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상당수 참석자들도 ‘혈통 보존’ 등의 이유로 연한을 최소 8년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애견연맹 전문 브리더는 1년 1회 번식을 지키고 있다. 5년 번식으로 제한할 경우, 3~5회 번식에 그치게 되고 이는 혈통고정과 도그쇼 번식 전람회를 통한 수출 및 수입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선진국인 독일에서도 암컷은 8살, 수컷은 10살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혈통견, 비혈통견, 믹스견에 대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한국애견협회 역시 60개월 이상 개의 교배와 출산 금지는 획일적이고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한편, 반려동물 생산·분양 단체들로 구성된 ‘전국반려동물산업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초 설명회 장소인 서울 서교동 창비서교빌딩 앞에서 루시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로인해 카라는 장소를 롯데시티호텔 마포로 변경해 설명회가 진행됐다.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뉴스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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