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는 친환경 재질로 바꿔…편리성과 시각적 효과도 고려해야
글 / 정희철
펫비지니스 칼럼니스트. 미국공인회계사(CPA). 캐나다 킹스턴에 위치한 퀸스대학(Queen’s University) 경영대학 졸업. 가장 건강한 반려동물 먹거리만을 공급하고자 업계에 들어왔다. 올네이쳐코리아 대표이사
시중에 팔리고 있는 어떠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제품을 마주하게 되는 첫 단계가 패키징이다.
이러한 패키징은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브랜드에 대한 가치와 태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용물만큼이나 각별히 신경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품을 보호하고 보관하며 이송하는 과정에서 파손이 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넘어서서 정보전달 역할과 구매욕구 상승효과를 이끌어내어 소비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 현대 패키징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펫푸드 산업에서도 유효하다. 특히 펫푸드의 인간화(humanization)로 인해, 어느 산업보다 패키징 경쟁이 심한 식품산업의 컨셉들이 펫푸드에 접목되는 추세이다.
펫푸드의 내용물 만큼이나 중요해진 패키징의 트렌드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최근 패키지를 업데이트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들을 통해서 이러한 트렌드들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펫푸드 패키징 트렌드,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전 세계 펫푸드 패키징 시장은 2018년에 이미 11조원을 넘어섰고, 2024년까지 15조 이상의 성장세가 예측될 정도로 큰 규모의 시장이다. 이러한 펫푸드 패키징 시장의 성장은 펫푸드 산업 전반의 양적 성장에서 기인된 부분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패키징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이러한 요구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펫푸드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들 또한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다.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패키징 트렌드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친환경 소재
친환경은 펫푸드 뿐 아니라 모든 산업 전반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테마라 할 수 있다. 펫푸드에 있어서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봉투의 재질을 친환경 재질로 바꾸려는 노력들이다.
최근에는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넘어서서,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섬유소재와 폴리하이브리드로 만들어 재사용이 용이한 소재, 그리고 가장 친환경적이라고 여겨지는 종이소재까지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소재 자체의 친환경성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친환경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느냐, 즉 천연 느낌의 디자인과 만졌을 때 천연적인 촉감 등 도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소재들은 상대적으로 기존 플라스틱 보다 강도와 보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단점들도 있다.
2) 디자인의 프리미엄화
많은 펫푸드 기업들이 과거에는 내용물의 프리엄화에 집중했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디자인을 포함한 시각적 효과의 프리미엄화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적 효과는 브랜드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고 내용물의 특장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최근 펫푸드 박람회들에서는 패키징의 색감과 색상이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것 또한 디자인의 프리미엄화를 반영해준다고 할 수 있다.
3) Spill-Proof
주로 유아용품에서 볼 수 있었던 소위 spill-proof 패키징 기술은(잘 쏟아지지 않게 도와주는 패키징 기술) 이제 펫푸드에서도 점점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Velcro방식의 실링, 락앤락과 같이 눌러서 실링을 하는 소위 press and lock 방식, 밀어서 밀착 실링을 할 수 있는 press-lock 기술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특히 Velcro는 수입산 사료들의 실링방식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spill-proof 기술들이 내용물을 장기 보관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4) 원재료에 대한 투명성(transparency)
펫푸드의 인간화로 인하여 펫푸드에 표기되는 내용들, 특히 영양소 관련 내용들이 식품의 기준에 준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보편화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반려인들이 펫푸드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레이블에 적혀있는 영양정보의 투명성을 꼽고 있다. 최근 들어 온라인에서도 손쉽게 특정 제품의 영양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한 펫푸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투명성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최근 론칭한 펫푸드 패키징 리뉴얼 사례
최근 성공적인 패키징 리뉴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갓펫
갓펫은 최근 자사 스테디셀러인 강아지용 간식 Charlee Bear의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였는데 이번 업데이트의 방향은 기분 좋게 장난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 이었다.
이는 강아지용 간식이 충동에 의해 구매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에서 기인된 것으로, 짧은 시간에 구매의사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하여 색상도 더 강렬하게 바꾸었고 익살스로운 강아지 이미지 또한 추가하였다.
이러한 변화에는 기존 고객들에게도 어필하면서 새로운 주 고객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취향도 맞추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갓펫은 자사의 Hound & Gatos 습식캔 제품의 디자인 또한 리뉴얼 하였는데, 기존의 보수적인 색상과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원재료의 특장점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변경하였다.
2) 퓨리나 프로플랜
퓨리나의 대표적인 사료 브랜드인 프로플랜 또한 최근 패키지 디자인을 리뉴얼 하였다. 이번 디자인 변경의 초점은 가독성 개선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자신들에게 더 적합한 포뮬라를 손쉽게 찾게 해 주는 것 이었다.
검정색 바탕에 강아지 이미지가 가운데 있는 구도는 바뀌지 않았으나 어떤 포뮬라인지(예: 피부와 위장이 민감한 강아지를 위한 포뮬라) 가 훨씬 눈에 잘 띌 뿐 아니라 이러한 기능들이 픽토그램으로 이해하기 쉽게 잘 표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3) 바이타 크래프트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펫푸드 기업 바이타 크래프트에서도 애완용 조류와 토끼 간식인 Vita Prima에 대한 새로운 패키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패키지 리뉴얼의 가장 큰 목적은 새롭게 향상된 포뮬라(기존 포뮬라에서 인공 색소, 향미제, 방부제 등을 제거)를 강조하는데 있었다.
이 과정에서 패키지 형태를 기존의 파우치 형태에서 바닥이 사각형이 형태로 바뀌어 더 모던한 느낌을 주었고, 디자인 또한 산뜻한 하얀색 바탕에 새와 토끼의 이미지를 강조하여 모든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현하였다.
글을 마치며
펫푸드에 있어서 패키징은 제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데 매개체 이상이 된지 오래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펫푸드 구매의사결정에 있어서 반려동물의 건강 뿐 아니라, 편리성, 시각적 효과, 그리고 환경에까지 신경을 많이 쓰는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중요한 구매층으로 부상하면서 패키징의 중요성은 더 가시화 되고 있다.
실제로 펫푸드 패키징이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면 사람이 먹는 식품의 패키징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결국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이 되고 평생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평생 케어하는 대상이 되면서 펫푸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사람이 먹는 식품과 동일한 잣대를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펫푸드 시장은 다양한 패키징 요소들(예: 패키징 형태, 기능, 디자인 그리고 투명성)이 내용물만큼, 또는 내용물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