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리코 김태헌 대표
국내에는 현재 반려동물의 분양과 유기견 입양 문제와 관련해 복잡한 역학 관계가 있다. 최악의 경우 ‘반려동물 절벽’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
애견인인 ‘파이리코’의 김태헌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이에 대한 해법을 연구했고 4년여의 고민과 연구 끝에 그 해법을 찾았다.
김 대표는 “안심입양부터 시작해 생체인식 기술의 완연한 상용화를 이뤄내 동물등록제를 개선시키고 한국이 새로운 반려동물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만나 ‘안심입양’ 시스템에 대해 들어봤다.
- ‘안심 입양’은 무엇이며 어떤 구조로 진행되나요.
“우리나라 반려동물 입양시장은 입양 전에 예방접종 내역이나 기본 건강검진 내역을 면밀히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아 입양하고자 하는 동물의 건강상태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로 입양을 확정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 사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이상으로 입양처와 분쟁이 빚어질 수 있고, 실제로 반려동물 관련 분쟁 10건 중 7건이 분양 관련 불만, 그리고 절반 이상이 건강문제로 조사되고 있기도 합니다.
반려동물 안심입양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양 전 동물의 건강상태와 수의사의 치료기록을 증빙서류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절차는 동물보호법 중 영업자 준수사항에 명시돼 있는 절차로써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입양을 보낼 경우, 입양처는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령으로도 명시돼 있는 ‘당연히 지켜야하는’ 건강에 대한 검증과정을 보다 원활히 모든 입양처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보다 세부적으로는, 입양처가 수의사에게 입양 전 동물들을 대상으로 1)예방접종과 시진, 청진, 촉진 위주의 기본 검사를 의뢰하고, 2)수의사가 진료 후 접종증명서, 진단서 등의 증빙서류를 발급해주고, 3)해당 서류에 생체인식으로 동물의 신원을 매칭하는 구조로 이뤄집니다”
- ‘안심입양’을 현실화 하는 방안은 무엇인지요. 혹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해결 방안도 제시해 주셔야 할 텐데요.
“반려동물 안심입양 인프라가 원활히 확장되려면 국내에 형성된 규제범위 내에서 펫샵이나 유기견 보호소 등의 입양처와 수의사의 니즈를 잘 부합시켜야 합니다. 입양처와 수의사 둘 중 수의사는 안심입양으로 위협받던 동물진료권을 강화하고 부가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해 안심입양 도입이 즉시 가능한 편입니다.
하지만 입양처는 이제껏 자가접종 및 자가진료와 같은 불법적인 운영형태를 유지하며 비용절감 및 수익창출이라는 니즈를 충족시켜왔고, 그에 따른 단속 및 제재가 크지 않았던 형국에서 합법적인 운영형태로 전환하는데 눈에 보이는 비용증가를 쉽게 감내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입양처가 현재 안심입양 도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할 수 있게 비용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펫산업 발전에 사명감이 있는 사료 업체 등의 후원사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후원사에게는 안심입양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한 신규 보호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안심입양 플랫폼 내 후원사 브랜드의 적극적인 노출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더욱 상승시킬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 ‘안심입양’ 시스템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혹시 관계기관과의 접촉은 있었는지요.
“안심입양 시스템은 현재 안심입양 대상 동물을 등록할 수 있는 관리자 서비스(수의사, 입양처)와 안심입양 대상 동물을 확인하고 입양신청을 할 수 있는 보호자 서비스 두 가지로 초기 버전 개발이 완료됐고, 피드백을 통한 서비스 개선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본격적인 안심입양 시스템의 확장을 위해 대한수의사회, 서울시수의사회, 울산시수의사회, 부산시수의사회 등 수의사 관련 협회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펫산업소매협회, 한국동물복지표준협회와 같은 산업계 협회와도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다양한 업계 전문가분들과 함께 기존 반려동물 시장의 관행 및 관습을 발전적으로 개선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안심입양’이 실현되면 획기적으로 펫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님이 펫산업에 관심을 갖고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펫산업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큰 이유가 아닌 제가 두 마리의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니스트’ 대학원 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다중 홍채인식 기술을 연구하던 중 강아지를 입양했습니다.
사람이 아닌 강아지에게 생체인식 기술을 접목하였을 때 파급력 있는 기술이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또 반려동물 산업계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업 4년차인 지금까지도 그 확신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고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안심입양으로부터 시작해 생체인식기술의 완연한 상용화를 이뤄내 동물등록제를 개선시키고 한국이 새로운 반려동물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합니다”
- 홍채인식을 연구하셨는데요. 홍채인식과 비문인식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홍채인식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카메라가 아닌 적외선 센서가 장착된 특수 카메라를 사용해야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홍채와는 달리 개와 고양이의 홍채는 비교적 나이가 들어가며 홍채 천공과 같은 질환이 많이 발생되며, 그 외에도 각막염, 백내장과 같은 홍채의 특징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질환에 취약해 생체인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비문인식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코주름, 즉 비문을 기반으로 생체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접목이 가능하고, 2021년 9월 건국대에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라 어린 동물이 성견이 될 때까지 고유하고 지속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비문을 중심으로 하고 안면의 보조적인 특징을 활용하는 다중 생체인식 기술개발에 매진했고, 현재는 초기 기술상용화의 인프라 마련을 위해 비문인식에 초점을 맞춰 안심입양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궁극적으로 ‘안심입양’과 더불어 비문인식을 활용한 동물등록이 되면 유기견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겠네요.
“맞습니다. 안심입양으로부터 입양하는 동물의 건강내역 자료를 통해 사전에 질병 가능성을 인지하고 동물병원 진료비가 발생할 것을 대비할 수 있는 효과와 더불어, 비문인식을 통해서 명확한 신원인증이 가능한 만큼 동물등록제에 비문인식이 편입되는 시점부터 더 간편하게 유기견 조회와 유실견 구조도 진행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더 나아가 반려동물 이력제의 첫 단추를 끼우는 기술로써 양육하는 반려동물의 의료데이터, 활동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반려동물 신원에 연계하는 단계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발전하는 동물복지 의식과 함께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시류에 가장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펫산업 발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사진=김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