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인터주, 내년 6월로 연기…미국 슈퍼주·일본 인터펫은 취소
글 / 정희철
펫비지니스 칼럼니스트. 미국공인회계사(CPA). 캐나다 킹스턴에 위치한 퀸스대학(Queen’s University) 경영대학 졸업. 가장 건강한 반려동물 먹거리만을 공급하고자 업계에 들어왔다. 올네이쳐코리아 대표이사
펫용품과 펫산업에 대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펫 박람회는 참가기업들 입장에서 일상적인 접촉 방법으로는 만날 수 없는 잠재 고객들을 단시간에 많이 만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펫용품을 홍보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매니아 구매층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펫박람회의 중요성은 오히려 매년 더 커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신제품이나 인지도가 낮은 제품들은 인터넷보다는 실구매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박람회가 홍보에 있어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휴대폰이나 책상 앞에 앉아 인터넷 서핑으로 정보를 모으는 것도 좋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펫박람회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체험하고 검증하기를 희망하며 이러한 과정을 여가생활처럼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업계 현황과 향후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펫 박람회로 인식되는 만큼, 펫산업 종사자들은 시장 조사나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수의 해외 박람회들이 있는데, 이러한 박람회들을 참가하는 건 업계 트렌드를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올해는 여러 국제 펫 박람회들이 코로나의 여파로 인하여 취소되거나 연기되어 많은 반려인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개최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박람회들도 있지만, 코로나 사태의 조속한 완화를 기대해 보면서 국제 박람회들의 현황을 알아보기로 하자.
인터주(Interzoo)
인터주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 패 박람회이다. 독일의 뉴럼버그 박람회 센터에서 개최되는 인터주는 2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는 특징이 있다. 참고로 2018년에는 5월 8일에서 11일까지 개최되었는데, 126개의 나라에서 38,656명이 참관하였고 1,989개의 업체가 참가하였다.
참가 업체 수는 2016년에 개최된 인터주에 비해 10% 이상 늘어 인터주의 위상과 성장세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인터주는 일반적으로 펫박람회에서 많이 다루는 반려동물 식품이나 용품 이외에도 펫 관련 IT 시스템, 새로운 펫푸드 제조기술, 그리고 소매점 진열관련 서비스까지 실로 다양한 테마의 제품과 서비스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펫산업 관련한 컨퍼런스 또한 제공하기 때문에 주요 트렌드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인터주는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박람회가 아니다.
인터주에서 허용하는 업계 관계자들만 참관할 수 있으며, 해외 바이어들의 대부분이 실제로 구매에 있어서 의사결정권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리고 대부분의 참관객들이 다음 인터주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답했을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자랑했다.
올해 5월에 개최 예정이었던 인터주는 안타깝게도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취소가 되었다.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인터주의 특성상, 올해 박람회 취소로 인하여 202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걱정했던 사람들에게는 다행히도 다음 개최 시기가 2022년이 아닌 내년 6월이라는 사실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현재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코로나 확진지 수가 가파르고 늘고 있어, 내년 6월 개최 일정이 불안한 게 사실이다.
글로벌 펫엑스포(Global Pet Expo)
글로벌 펫엑스포는 미국펫용품협회(American Pet Products Association)와 펫산업유통협회(Pet Industry Distributors Association)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펫박람회로써 북미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매년 플로리다주의 올랜도에서 3일간 개최되는 글로벌 펫 엑스포는 “Too Big To Miss”, 즉 지나치기엔 너무 큰 박람회라는 모토에서 알 수 있듯이 규모 뿐 아니라 Petco와 같은 대형 마트업체에서부터 소규모 업체들 그리고 그로서리 채널의 업체들 까지 다양한 채널의 업체들이 참여하기로 유명한 박람회이다.
2020년의 경우 3,541개의 부스에 1,066개의 업체가 참가했는데 6천명이 넘은 업계종사자와 해외바이어들이 참관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일부 중국 바이어들과 참관객들이 참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느 해처럼, 다양한 국가에서 온 참관객들로 행사장이 붐볐다.
특히 눈에 띄었던 점 은 전체 부츠의 20% 이상이 미국 이외의 78개국에서 참가했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글로벌 펫엑스포는 통상적으로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개최될 예정이지만,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실제 박람회로 진행이 될지 온라인 박람회로 진행이 될지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의 경우 확진자수가 내년 초 까지 계속 늘어날 전망인데, 협회 측은 무엇보다 참관객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개최 방식을 정할 것이라는 것이 현재 입장이다.
슈퍼주(Superzoo)
매년 미국의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슈퍼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펫 박람회로써 관람객 기준으로 북미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펫협회(World Pet Association)가 주최하는 슈퍼주는 195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펫산업 종사자들의 모임으로 시작한 이후 몇 차례 이름이 바뀌었다.
50주년을 맞이한 2000년에 비로소 현재의 이름인 슈퍼주를 갖게 되었다. 2019년에는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2만 명 이상이 참관을 하였고 2100여 업체들이 참가를 하여 성황리에 마감을 하였다.
슈퍼주는 특히 펫소매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데, 미용관련 다양한 세미나와 콘테스트들 또한 개최하고 있어 미용업계에서는 가장 인정하는 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슈퍼주는 중국어, 스페인어, 그리고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해외 바이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 부분이다.
안타깝게도 2020년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수퍼주는 코로나 사태로 취소되었다. 20201년에는 8월 17일에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만달라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금부터 260일 정도 남은 기간인데, 그 전까지 코로나 사태가 정상화 되어서 슈퍼주가 성황리에 개최되기를 기원해 본다.
펫페어 아시아(Pet Fair Asia)
1997년 홍콩에서 처음 개최되었고 이후 상해로 개최도시를 옮긴 펫페어 아시아는 올해 24회째 개최를 자랑하는 명실 공히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펫박람회이다.
중국 펫용품 업체들 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회사들이 앞 다투어 참가하는 국제 펫 박람회로 발돋움 한 펫페어 아시아의 가장 큰 특징을 들자면 내수 시장을 겨냥한 타 박람회들과 달리 해외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는 국제 펫 박람회라는 점이다.
다른 국제 펫 박람회들과는 달리 올해 2020년에도 펫페어 아시아는 8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성황리에 열렸었다. 이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중국이 코로나 극복을 일찌감치 선언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
올해는 1,683개의 업체들이 참가하였고 70,849명이 참관을 하였는데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참관객들이 주를 이루었다.
올해 참가한 업체들로는 마즈, 로얄캐닌, 퓨리나, 유카누바, 내추럴발란스, 플렉시, 피쉬포도그 등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들뿐 아니라 독일의 프리미엄 펫푸드 업체인 테라케닌 등이 포함되었다.
인터펫(Interpets)
2020년 3월 26일부터 4일간 개최 예정이었단 일본 최대의 펫박람회 인터펫은 아쉽게도 코로나의 여파로 2020년 4월로 연기되었으나 결국 취소되었다.
국내에서 일본산 반려동물 용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본산 펫용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데, 이러한 인기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일본 최대의 펫박람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인터펫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반려동물과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모토로 하고 있는 인터펫은 2018년 3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약 44,114명이 참관하여 역대 최고의 참관객수를 기록한 바 있다.
2018년에 개최되었던 인터펫의 특징으로는 일본의 펫시장을 소개하는 다양한 세미나들과 역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고양이 존(Cat Zon)을 들 수 있다.
일본에서는 브리딩되는 고양이의 수가 강아지를 앞섰을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고양이 존의 성장을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인터펫의 특징 중 하나는 4일이라는 기간 중 마지막 3일은 일반인도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이 기간 동안 반려동물도 동반이 가능하다는 점이 국내 케이펫 박람회와 유사하다. 3일 동안 각종 펫용품을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반려인들에게 인기가 큰 박람회이다.
글을 마치며
인터넷으로 펫용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오늘날, 오프라인 이벤트의 대명사인 박람회가 매년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은 펫박람회의 중요성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를 거듭하면서 높아지고 있는 국제 펫 박람회들의 인기는 펫용품 산업이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펫푸드와 펫용품의 고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앞 다투어 박람회를 통해서 이러한 고급 제품들을 홍보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그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펫 박람회들 뿐 아니라 대규모로 참관객들을 유치하는 형태의 다양한 전시회 산업에 급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글로벌 펫 엑스포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참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연기 하거나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형태를 바꾸는 움직임 또한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세계 박람회 개최와 참관이 예전처럼 수월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소위 컨택트 산업의 꽃 이라 할 수 있는 박람회가,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 시대에서 어떠한 변화를 겪을지 귀추가 주목되며 앞으로의 펫산업의 더 큰 성장과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