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의 ‘댕댕이의 건강수첩’] 지엔동물병원 부원장

개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입니다. 개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많은 종과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개가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과 특별하고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들을 보호해 주기도 하고, 개가 고양이와 친구처럼 지내기도 합니다.

개들은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혼자 남겨지는 경우, 삶의 질이 감소하는 ‘분리 불안’이라는 정신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의 개가 아래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분리 불안’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잦은 배변, 배뇨 실수.

- 물건을 심하게 물어서 손상시키는 행동.

- 과도한 짖음이나 하울링.

- 물건이나 사람에게 집착하는 행동.

- 특정 공간에서 계속 서성거리는 행동(특히, 문 근처).

- 자꾸 집을 나가려는 행동.

하지만 위 증상이 있다고 하여 바로 ‘분리 불안’을 진단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른 신체적 질환으로 인한 행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먼저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건강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현재의 건강 검진 결과들을 종합하여 다른 신체 질환이 없을 경우, ‘분리 불안’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분리불안 진단을 받았다면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페로몬성분의 디퓨져나 영양제가 효과가 있으나, 심한 공격성이나 흥분을 보이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습니다.

보호자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정신 질환의 일종인 ‘분리 불안’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쉽지 않으시겠지만,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강아지가 혼자 있는 연습을 시키는 것입니다.

아래의 단계별로 진행하면서 훈련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1단계 : 강아지를 위한 큰 상자나 방 같은 안전한 장소를 마련합니다. 이곳에서 밥을 주고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침대를 두세요. 이 장소가 긍정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시켜주는 과정입니다. 이곳에서 충분하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껴야 하고, 이 장소로 쉽게 이동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2단계 : 이 장소에서 좋아하는 장난감을 물고 있거나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될 때, 강아지가 안전한 장소에서 나올 수 없도록 막은 후 보호자는 바로 방에서 나갔다가 돌아오세요.

3단계 : 2단계를 반복하면서 안전한 장소에서 머무는 시간을 장시간 집을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서서히 늘려보세요.

4단계 : 강아지를 두고 떠나면서 인사할 때 너무 과하게 하지 마시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인사하세요.

5단계 : 만약 안전한 공간에서 울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직 강아지가 안전한 공간을 좋아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6단계 :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모든 강아지는 다 다르기 때문에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다양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훈련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에도 충분한 산책, ‘분리 불안’ 때문에 발생한 일에 대해 혼내지 않는 것, 안전한 공간과 장난감들을 항상 확보해 주는 것, 라디오나 TV 소리를 켜두는 것을 통해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낮춰 주어야 합니다.

점점 개들의 분리불안으로 인한 병원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예방책을 통해 반려동물의 정신 건강도 잘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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