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현 칼럼]
개들은 사람의 냄새를 맡기 위해 가까이 오고 흔히 손을 냄새 맡기도 한다. 호기심 때문이거나 손과 손바닥의 땀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개를 만날 때 손을 내밀어서 냄새를 맡게 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이다.
오래전부터 멀리 퍼진 내용이지만 이런 방법은 개의 공격을 유발할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개에게 갑자기 손을 내미는 행동은(손바닥이건 손등이건 개에게는 별 차이가 없다) 호의적인 행동이 아니며 불안한 개에게는 매우 위협적으로 보이게 된다.
사실 개들은 사람이 손을 내밀지 않아도 먼 거리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으므로 개에게는 무의미한 행동이다.
내민 손을 개가 냄새 맡았다고 해서 만져도 된다는 뜻이 될 수 없고 눈과 코 앞에서 움직이는 손은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한 개 물림 사고는 손과 얼굴 부위이다. 개들 사이에서도 얼굴에 코를 들이대고 냄새 맡는 것은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우며 싸움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실제 개들의 사회화 교육을 할 경우에 개끼리 얼굴과 얼굴을 마주치게 하는 것은 피하고 있다. 사람의 경우에도 낯선 개의 얼굴에 사람의 얼굴을 들이대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그렇다면 처음 만나는 개를 반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손은 몸에 가까이 둔 채로 개가 충분히 탐색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몸을 기울여 개를 빤히 내려다보거나 머리 위로부터 손으로 만지려 하는 것은 금물이다.
충분한 탐색 이후에도 개가 편안하다면 만질 때는 손을 멀리 뻗지 않고 몸 가까이에서 만져야 하며 개의 보호자에게 물어보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되고 개의 몸짓언어를 주시해야 한다.
어린이와 개의 각각의 보호자는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을 주시해야 하고 서로에게 위협이 될 만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지켜봐야 한다.
개의 보호자는 특히 자신의 개가 입술, 코 핥기, 하품, 고개 돌리기, 눈 흰자가 보이도록 옆 눈으로 보기 등 불편함 내지는 경고를 표시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윤정현 훈련사가 운영 중인 반려견 문제행동 상담소 ‘올댓독’ 홈페이지(https://allthatdog.co.uk) 및 유튜브(https://youtube.com/@allthatdog)
윤정현
영국 ftk9 반려견 훈련사, 올댓독 동물행동전문가
○ 2023~ FTK9 (영국 노팅엄 소재) 반려견 훈련사
○ 2022~ 반려견 문제행동 상담소 ‘올댓독’ 운영
○ 2021-2022 MScin Clinical Animal Behaviour, University of Lincoln
(영국 링컨대학교임상동물행동학 석사학위 취득)
○ 2021-2022 전)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훈련사/구조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