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진만

서울대 농화학과 대학원 졸업

제약회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이뮨리아드 대표

우리동물문화연구소 부소장


트럼프는 자기가 공약한 것을 거의 지킨 것으로 유명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자신의 공약집에 나온 것을 가장 많이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대통령이 된 지금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매우 쉽습니다.

트럼프는 1차 재임 기간 동안 동물권(animal rights) 보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의 행정부는 동물보호와 관련된 몇 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전반적인 동물권 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동물권 보호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지 않으며, 그의 행정부는 동물보호와 관련된 일부 조치를 취했지만, 적극적인 동물권 보호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동물 관련 데이터베이스 폐쇄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2017년 2월, 트럼프 행정부는 USDA가 관리하던 Animal and Plant Health Inspection Service (APHIS)의 데이터베이스를 폐쇄했기 때문입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동물복지법(AWA) 및 말 보호법(HPA) 위반 기록을 포함하여, 동물 연구시설, 동물원, 서커스, 반려동물 번식업체의 감사를 공개적으로 열람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동물보호 단체, 언론, 일반 시민들이 동물 학대나 동물복지 관련 법 위반을 감시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굳이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폐쇄한 것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하나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임기 내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특이한 일입니다. 대부분의 대통령은 백악관에 개를 데리고 들어갑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챔프(개), 메이저(구조견) 및 윌로우(고양이)를 키웠습니다.

버락 오바마도 보(Bo)라는 프로투갈 워터 독을 데리고 있었고, 후에 써니라는 개도 입양했습니다. 그 전에 부시 대통령인 바니와 미스 비즐리 라는 스코티시 테리어를 키웠고, 인디아라는 고양이도 키웠습니다. 빌 클린턴은 버디라는 리트리버와 삭스라는 고양이를 키웠고 특히 삭스는 언론에도 자주 나왔습니다.

이러한 전통을 트럼프가 깬 것입니다. 그는 일정이 바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통상적으로 개를 데려가는 전통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사진 Petfoodindustry
사진 Petfoodindustry

동물복지 반대하지는 않아

그리고 트럼프는 멸종위기종법을 약화시켜 멸종위기종 보호에 소요되는 비용을 산업적 측면에서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알래스카 곰과 늑대의 사냥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는 세일가스를 이용해서 중동과의 석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석유 및 가스 개발을 위해 공공 토지와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개방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이렇게 트럼프는 동물권에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그는 동물권에는 관심이 없지만, 동물복지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물 학대가 연방 범죄가 되는 법안인 PACT Act(Preventing Animal Cruelty and Torture Act)를 2019년에 서명하여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동물 학대를 연방 차원에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안입니다.

저는 이 규정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앞으로 범죄가 일어날 수 있어서 미리 처벌한다는 개념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이 법이 과연 오랫동안 존속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적인 사고 방식은 전형적인 인본주의자의 사고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인본주의자들은 동물복지를 찬성하지만 동물권을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동물권 활동가는 인본주의자를 종차별주의자라고 혐오성 발언을 하는데, 그들은 인본주의라는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인본주의는 인간만 중심으로 놓고 생각하는 철학이 아닙니다. 인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모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본주의자들은 생태학에는 관심이 많지만, 동물권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인본주의에 대한 이해 있어야

동물권을 절대적으로 인정하면 도축, 동물 실험, 반려동물 사육 등 모든 형태의 동물 사용이 윤리적으로 금지됩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현대 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렵고, 특히 농업과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동물복지는 동물이 인간에게 이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동물이 불필요한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동물복지론자들은 동물을 식량, 연구, 노동에 사용할 수 있지만, 가능한 한 고통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동물의 환경, 영양, 스트레스 수준을 개선하여 윤리적인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물권 활동가와의 차이점은 동물의 ‘권리’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로 본다는 점입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회는 동물복지적 접근을 선호합니다. 이는 동물을 인간의 필요를 위해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를 최소한 윤리적으로 수행하려는 노력입니다. 동물권은 철학적이고 이상적인 개념으로, 이를 전적으로 수용하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므로 대부분의 사회에서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스펙트럼에서 상당히 다양한 입장을 포괄하며, 보편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트럼프가 과연 동물복지를 위해서 노력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의 USDA 데이터베이스 폐쇄는 동물 학대와 관련된 투명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비판받았으며, 이는 동물복지 측면에서의 부족함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료가 악용될 수 있다는 면에서는 타당한 태도였을 것입니다. DB 공개의 부작용도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과도한 데이터 공개는 기업이나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경미한 사례나 오해로 인해 비난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부당한 사회적 낙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정 업계(예: 농업, 연구소) 종사자들에게 불필요한 위축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국내는 과도한 활동이 문제

우리나라 역시 동물권 활동가의 과도한 활동으로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동물권 활동가들은 돼지를 구조한다고 말하는데, 전문가들은 그러한 행동이 지극히 위험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 전에 어떤 농장을 거쳐서 왔는지 모르고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농장은 PRRS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동물권 활동가가 PRRS가 안정되거나 없는 종돈장에서 돼지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PRRS 바이러스를 묻혀서 돼지 농장을 방문했다면, 그 피해가 국가적으로 수 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권 활동가는 종돈장에서 구조된 아기돼지 보금자리 조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엄격하게 처벌되었어야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인본주의자들이 경계하는 단어는 신본주의입니다. 신이 우선이라는 사상은 인본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신본주의는 단순히 하느님을 믿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만을 믿는 사람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물권 단체는 결코 인본주의자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동물권 단체와 협력하는 단체는 결코 인본주의자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항상 인본주의자들과 싸워왔고, 힘들지만 인본주의자가 계속 승리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합니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얘기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동물권 단체들은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모방하여 들여오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문화와 역사와 이념이 다른데도 그저 마구잡이로 들여와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부디 동물권이란 이름으로 펫산업에 돌을 던지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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